크론병(Crohn’s disease)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크론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6년 1만 9천204명에서 2020년 2만 5천476명으로 최근 5년간 32%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크론병은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2020년에는 20~30대 환자가 전체 환자의 53%에 육박할 정도로 많아졌습니다.
1. 크론병이란?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기관 전체에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입니다. 궤양성 대장염과 달리 장의 모든 층에 염증이 침범할 수 있습니다. 주로 대장과 소장이 연결되는 부위인 회맹부에 발병하는 경우가 흔하고, 그다음으로 대장, 회장 말단부, 소장 등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2. 크론병 원인
크론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마이코박테리아 감염, 홍역 바이러스 감염, 소화관 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세균에 대한 과잉 면역 반응이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에게 흔히 발생하며, 15세~35세 사이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가족 내에 크론병 환자가 여러 명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유전적 소인, 생활환경, 비정상적인 면역계 반응, 장내 세균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구화된 식습관도 발병에 어느정도 기여하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하지만 유전적인 소인은 있지만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유전 질환으로 생각하기보다는 가족 내에 발병률이 다소 증가하는 가족성 질환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옳습니다. 다시 말해, 본인이 크론병 환자라도 자녀에게 크론병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3. 크론병 증상
크론병의 주요 증상은 설사, 잦은 복통, 체중감소, 성장지연, 영양결핍 등이 있습니다. 만약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1년 내에 장염이 자주 재발한다면 장염이 아닌 크론병일 수 있습니다.
크론병 환자 3명 중 1명은 항문 주위의 치열, 치루, 농양 등과 같은 항문 주위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으며, 항문 주위 농양이나 치루의 재발이 잦으면 크론병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만성적인 장 염증으로 인해 누공이 생길 수 있고, 상처와 장폐색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누공과 농양이 장의 벽을 관통하는 큰 구멍을 만들기도 합니다.
가장 심각한 합병증은 천공으로 크론병 환자의 1~2%에서 발생하는데, 대개 매우 심한 복부 통증이 발생하고, 움직일 때 통증이 더 악화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에 생긴 염증으로 인한 증상 외에도 관절, 눈, 피부, 간, 담관, 신장 등 전신증상이 동반되기도 하고 골밀도 감소로 인해 골다공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증상이 모호해 혼동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공통점은 두 질환 모두 복통과 설사를 동반한다는 점입니다.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대부분 설사와 함께 혈변이 동반됩니다. 직장에서 시작되는 염증성 질환이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배변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의지와 상관없이 대변이 나올 수 있습니다. 반면 크론병은 배꼽 주위 또는 오른쪽 아랫배에서 통증이 나타나고, 식후에 더욱 심하게 나타납니다. 항문 주위 통증도 흔히 나타나며, 천공과 염증이 관통되어 생기는 누공, 농양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4. 크론병 진단
크론병은 진찰 후 몇 가지 혈액 검사와 함께 소장 X-ray 검사, 대장 X-ray 검사, 바륨 조영술 검사, S상 결장 검사,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해 장 내부를 관찰하고 이후 크론병 여부를 진단할 수 있습니다.
내시경 검사에서 종주형 궤양과 자갈밭처럼 보이는 조약돌 점막 형태를 관찰할 수 있고, 모양이 일정하지 않은 아프타 궤양(aphthous ulcer)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초음파 검사나 CT 촬영은 크론병을 다른 질환과 구별하는 데 도움을 주며, 농양을 진단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대변 검사를 통해 장 내 염증이나 출혈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5. 크론병 치료
크론병은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하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완치됐다는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아쉽게도 크론병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는 아직 없습니다. 크론병의 치료 목표는 장 염증을 가라앉히고 설사나 복통, 혈변 등의 증상을 없애서 질환의 진행을 늦추고 정상 생활을 유지하게 하는 것입니다.
약물 치료
1) 항염증제(설파살라진, 메살라민)
주로 장의 염증을 경감시키는 치료의 첫 단계에 사용합니다. 크론병의 유지 요법에 효과적이며 투약 시 부작용으로 두통, 오심, 구토, 복통 등이 나타납니다.
2) 부신피질호르몬 제제(하이드로 코티손, 덱사, 피디, 메드론)
강력한 항염증 작용을 하여 치료에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재발을 막을 수 없고, 장기간 투여하면 부작용이 많이 생깁니다. 부작용으로 둥근 모양 얼굴, 여드름, 식욕 증가, 체중 증가, 속 쓰림과 소화불량, 십이지장 궤양, 골다공증, 고혈압, 백내장, 녹내장, 성격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3) 면역 억제제(아자치오프린, 퓨리네톨)
면역 기능과 염증 반응을 나타내는 세포의 기능을 조절, 억제합니다. 투약 후 최대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약 3~5개월이 걸립니다. 부작용으로는 면역계를 지나치게 억제시켜 저항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알레르기성 췌장염, 탈모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생식세포 억제로 인해 불임이 생길 수 있습니다.
4) 항생제(메트로니다졸, 시프로베이)
농양, 누공, 협착, 수술 전 소장에 있는 박테리아의 성장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메트로니다졸의 부작용으로는 구역질, 두통, 복통 등이 흔하게 나타납니다.
5) 철분제
철 결핍성 빈혈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해 사용하며, 부작용으로는 구역, 식욕 부진, 변비, 설사 심와부 동통, 소양증이 있습니다.
6) 생물학적 제제(레미케이드, 휴미라)
종양 괴사성 인자 알파를 억제하여 점막의 염증 치유를 유도하는 약물로 항염증제, 부신피질호르몬제제 등의 요법에 반응하지 않거나 부신피질호르몬 제제에 의존성이 생긴 경우에 치료제로 사용합니다. 부작용으로 기회감염(결핵 등)이 드물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수술적 치료
치료 도중 수술을 받게 되는 환자는 전체의 약 50% 정도입니다. 3개월 간 약물치료를 해도 반응하지 않은 경우, 독성 거대 결장, 장협착, 누공, 심한 출혈 등의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에 수술적 치료를 진행합니다. 수술을 하더라도 나머지 장에 크론병이 완치되는 것이 아니며, 역시 재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수술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시행합니다.
대장 염증이 심하면 전대장 절제술 및 영구 회장루를 시행합니다. 회장루는 전체 대장을 제거하는 대장 절제술을 시행한 후, 복막에 작은 구멍(Stoma)을 만들어 피부 밖으로 소장의 끝을 연결하여 대변을 받아내도록 하는 수술 방법입니다.
6. 크론병 예방법
크론병의 예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입니다.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대장 내시경을 정기적으로 받아 장 내 염증 및 궤양의 상태를 점검할 것을 권합니다. 대장 내시경으로 크론병뿐만 아니라 다른 장 질환 여부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은 꼭 필요합니다.
건강한 식습관 역시 크론병 예방에 있어 중요합니다. 크론병은 유럽 쪽에서 많이 발생하는 병이며, 서구적 식생활의 보편화로 인해 한국에서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렇듯 자극적이거나 기름진 음식, 오염 가능성이 있는 음식 등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술이나 커피 등 장을 자극하는 음식도 피해야 합니다. 개인차가 있지만 생야채나 콩, 과일 주스 등도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7. 크론병에 좋은 음식
크론병 환자의 경우 소화기관이 자극을 받을 수 있는 딱딱한 음식, 기름진 음식, 자극적인 음식,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 커피, 술, 담배 등은 크론병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크론병에 좋은 음식으로는 찹쌀, 조, 노란 콩, 참깨, 호두, 밤, 은행, 딸기 등이 있습니다.
치료방법 참고자료=서울아산병원 질환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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